대부분의 유학생 혹은 미국에서 집을 소유하고 있지 않은 사람들의 한달 지출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단일 항목은 아무래도 렌트비 (=월세) 일 것이다. 미국에 산지 얼마 안 됐을 때는 그저 신용카드 쓰는게 무조건 좋은 건 줄 알아서 렌트비도 신용카드로 결제하고 그랬다. 그러나 신용카드로 렌트비를 결제하면 대략 2-3%의 수수료가 나간다. 한 달에 대략 $1,000씩 일 년에 $12,000 의 렌트비 지출을 모두 신용카드로 결제한다면 2% 일 때 $240, 3% 면 $360 정도의 수수료를 내야한다. 렌트비가 $2,000 가까이 되는 사람도 있으니 이것을 전부 신용카드로 결제해서 포인트를 쌓으려고 하다보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클 수도 있다.

그렇지만 내 스펜딩의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유의미한 부분을 그냥 데빝카드 (=체크카드) 로 쓰는경우는 좀 아깝다고 생각 할 수 있다.

이런 우리를 구원해주기 위해 렌트비를 수수료 없이 신용카드로 결제를 할 수 있는 신용카드가 있다. Wells Fargo 에서 발행하는 BILT 카드가 바로 그 카드다. 사실 이 신용카드가 어떻게 렌트비를 수수료 없이 받아가는지 잘 모르겠다. 그러나 우린 원리까진 알 필요 없지 않은가?ㅎ

BILT 카드

이 BILT 카드는 Wells Fargo 에서 발행하는 크레딧 카드다. 청구서 발행 기준으로 1달에 최소 5번 이상의 결제를 하면 렌트비 결제를 이 신용카드로 할 수 있고 포인트 적립도 할 수 있다. 즉 1년에 $20,000을 렌트비로 사용하는 사람이었다면, 이 카드를 통해 20,000 빌트 포인트를 얻을 수 있다. 이 카드의 아쉬운 점은 바로 사인업 보너스가 없다는 점이다. 그렇지만 연회비도 $0이라서 미국에 온 사람들의 첫 카드로도 난 좋다고 생각한다.  

내가 BILT 카드를 좋아하는 이유는 이 BILT 포인트의 활용도 때문이다. 다음은 BILT 포인트를 전환할 수 있는 파트너 사 리스트들이다.

BILT 포인트 전환할 수 있는 파트너 브랜드 (항공)
BILT 포인트 전환할 수 있는 파트너 브랜드 (호텔)

주목할만한 브랜드들이 몇 개 보인다. 포인트를 언제 넘겨도 최소 중박 이상은 친다는 Hyatt, 미국내 국내선은 물론 한국왕복 티켓 발권 난이도가 쉬운 측에 속하는 United Airlines 이 두 개가 BILT 카드의 인기를 견인하는 핵심 브랜드들이다. 2024 년 6월전에는 American Airline이 들어가있었는데 알라스카 항공으로 교체되었다. (같은 원 월드 항공동맹이긴 하지만 조금 아쉽다)

즉 원래라면 수수료를 내지 않고서는 공중에 날릴 수 밖에 없던 연 대략 1-2만불을 BILT카드가 있다면 포인트 적립을 통해 항공과 호텔에 이용 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이다. 심지어 Hyatt, United Airlines 모두 사용하기 쉬운 포인트/마일리지여서 (나는 아주 자주 이용하고 있는 브랜드 들이다) 활용도 또한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주의할 점

  • BILT 카드에 대해 주의할 점을 몇 가지 소개해 보겠다. BILT 카드가 사기(?) 혹은 해킹에 좀 취약 한 것 같다. 나만 하더라도 어느날 처음 보는 곳에서 $28정도의 금액이 찍혀있어서 카드회사에 전화를 하고 새로운 카드로 발급 받은 적이 있다. 나만 이런건지 궁금해서 인터넷에 검색을 해보니 나 말고도 꽤나 많은 BILT 사용자들이 비슷한 경험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내 경험상 전화해서 클레임 걸면 꽤나 빠르게 일처리를 해주고 다 환불 조치를 해줬다. 물론 이런 일이 없는게 베스트겠지만 있다고 한들 그래도 해결은 잘 해주는 것 같다. (역시 대기업 웰스파고)
  • 청구서 발행일 기준으로 한 달에 5번 결제를 해줘야 렌트비를 적립할 수 있다.  이게 까먹기 좀 쉬울 수 있는데 주거래 카드로 사용하면 편하긴 하지만 나처럼 카드 많은 사람들은 신경을 좀 써줘야하는 피로도가 있다. 매달 1일에 BILT DAY 라고 포인트 적립을 두 배 해주는데 (렌트비는 포함 안됨) 나는 카드를 다른 곳에 보관하고 있다가 매달 1일에 5번 결제를 하려하고 그게 안되더라도 매월 초에 5번 결제를 하고 다시 다른 곳에 보관을 한다. 좀 귀찮고 없어보일 수 있지만 마트에 셀프 계산을 하는 곳에서 한 물건씩 찍고 결제를 하면 한 곳에서 5번 채울 수 있다. (줄이 없을 때만 가능ㅠ)
  • 나의 경우 학교 기숙사에 살고있어서 렌트비와 유틸리티를 동시에 내게 되는데 그렇게 될 때는 BILT카드로 한번에 할 수 있다. 심지어 가끔 Tuition 도 내야할땐 렌트비와 같이 내게 되면 수수료 없이 큰 금액을 모두 적립 할 수 있다. 즉, 여러가지 비용을 한 번에 묶어서 ‘렌트비’ 항목으로 뭉뚱그려서 결제를 할 수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렌트비의 특성상 원칙적으로 한 달에 한 번만 가능하다. 두 번을 결제해도 승인 됐다는 후기를 본 적은 있지만 BILT 측에서 거부한다 하더라도 우리가 할 수 있는 말은 없다. 두 집 살림을 하는 경우엔 마음 편하게 1인당 1 BILT 를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요약하자면, 렌트비 지출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꽤 좋은 카드라고 생각이 든다. 사인업보너스가 없다는 점은 좀 아쉽지만 연회비도 없으니 이건 어느정도 보완이 된다고 생각하고 다른 카드로는 대체할 수 없는 부분이 명확히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고려해봐도 좋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