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우리 집안의 또 다른 구성원(상전) 분홍코 구름이의 하루를 한번 소개해보겠다. 내가 출근해 있는 동안 한쥐에게 일거수 일투족 촬영을 부탁하고 목격자 진술을 바탕으로 하루의 일과를 낱낱이 파헤쳐보겠다.

안녕 내 이름은 신구름 aka 분홍코

새벽 5시30분

구름이는 아침(거의 새벽)에 배가 고프다(사실 항상 고프다). 밥을 차려주는 집사들은 아직 잠을 자고 있다. 하지만 당장 자기 배가 고프니 저 집사들을 깨워야겠다고 생각한다. 나보다 한쥐가 더 잠귀가 밝고 일찍 일어나니 그 쪽을 공략하기로 한다. 방법은 간단하다. 한쥐의 화장대 물건 중 대충 떨어뜨리면 깨질만한것들을 집어던지면 된다. 헐레벌떡 일어난 한쥐는 구름이의 밥을 챙겨준다. 

우리집에는 자동 사료 급식기가 있지만 이 녀석이 자기의 능력으로 밥을 혼자 챙겨먹는줄 아는지 오만 방자함이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 인간으로서의 권위를 지키고 싶었던 집사들은 집사들에 대한 존경심과 애정을 갈구하는 고양이의 모습을 보기 위해 수동 사료 급식으로 급료 방법을 변환했다.

새벽 5시 반 / '밥 내놔 인간들아'
핸드폰으로 찍을 시간에 빨리 밥을 달라
밤 동안 구름이 혼자 치열한 밥통과의 싸움을 한 것 같다. 사진의 왼쪽 위 스테인리스 그릇이 원래는 오른쪽 밑 사료통안에 들어 있어야한다. 어떻게 한건지를 모르겠다. (뚝배기는 구름이 물 그릇)
어제 작은 통안에 습식을 저녁으로 주고 밤에 깜빡하고 안 빼놓고 그대로 잠들어 버렸다.
이 녀석, 저 사이의 사료 한 알을 먹기위해 그렇게 필사적으로 움직였나보다. 결과는 실패
어제 밤의 난제가 해결됐다는 소식을 들은 구름이는 흥분을 감추지 못한 채 밥 앞으로 달려간다.
'카메라 치우고 좀 비켜라 인간'
꿀맛, 어제 남긴거 + 오늘 아침 먹는중
'이게 다...?'
'벌써 다 먹다니..'
식후 궁팡 하나 때려주고

새벽 6시 (아침 식사 후)

밥을 차려준 한쥐는 일을 하러 방으로 들어갔고 구름이는 호다닥 따라간다.

'자네..새벽부터 뭐하나...'
'어이..공부하게?'
커튼 사이 분홍코. 귀엽다.
귀여움을 참지 못한 한쥐, 결국 한쥐 품에서 골골송 1절 정도 불러주는 구름이
골골송 2절
뇌절 On
골골송도 다 부르고 이제 구름이는 창밖을 구경한다.
오 해뜨는 거 개꿀잼 (난 처음봄)
'집사야 해 다 떴다. 출근해라'
출근 준비를 하는 집사를 가소롭게 쳐다보는 구름이
내가 출근을 하든 말든 밥 통앞에서 한쥐에게 뜨거운 눈빛을 보내고 있는 구름이

구름이가 낮시간은 어떻게 보내는지 궁금했다. 한쥐에게 사진 좀 잘 찍어달라고 부탁했다. 구름이의 낮 시간의 일정은 다음과 같았다.

오전 10시

꿀잠
꿀잠 2
눈 뜨고 꿀잠
필라테스 자세로 꿀잠
귀엽게 꿀잠

오전11시 (점심시간)

점심시간! 급박한 뒷모습
점심 식사 중
초 근접 샷
눈 감고 맛을 음미하는 중. 플로리다 최고의 사료믈리에 신구름

식사를 마친 구름. 한쥐의 오피스로 쪼르르 따라간다.

어이, 뭐 잊은 거 없나?
그렇지, 역시 식후에는 궁팡!
다리 길어보기에 사진 찍히는 법
배부른 고양이 손!
창 밖을 아주 흥미진진하게 구경 중
인간 눈엔 아무것도 안 보인다.
한쥐의 일도 방해하면서 맛깔나게 그루밍 중
구름이 점심도 먹었으니 이제 한쥐의 점심 - 샐러드
배도 부르니 다시 잠들 준비 중
완벽한 s라인
인간이 뭘 하든지! 나는 자겠다!

오후 2시

한쥐의 택배가 왔다. 구름이는 우리와 지인들에게는 굉장히 소셜적이지만, 낯선 이에게는 잔뜩 작아지며 경계태새를 갖춘다. 그래서 집사가 집에 있는데 누군가 문을 두드리면 저렇게 멀리서 우리를 쳐다보며 말한다.

'어이, 빨리 나가서 무슨일인지 확인해봐'

한쥐는 생각한다. 이녀석… 아주 쫄보였다..

한쥐가 문을 열고 나가서 택배를 가져오자 안심이 되는지 쭈욱 기지개 펴는 중;;
택배 앞에서는 이녀석 장군이다. 냄새를 요리조리 맡으며 검사중 ㅋ

아틀란타 공항 세관신고보다 더 엄격하게 검사를 한 후 한쥐가 박스를 버리면 구름이는 삼계탕 자세로 한쥐를 쳐다본다. (인간 옷만 사서 삐졌니?)

한쥐의 신나는 피팅타임. 구름이도 옷방으로 따라 들어와서 여기저기 몸을 비비는 중 (모든 순간을 집사와 함께하고 싶어하는 고양이..? 라고 한쥐가 착각한다.)

옷 피팅을 완료한 한쥐는 구름이의 중요한 일과를 준비한다.

오후 3시 사냥놀이

마냥 먹고 자기만 하는건 아니다. 이 집의 엄연한 가족구성원으로서 구름이도 해야 할 일과 역할이 있다. 바로 헌팅이다.

엄청난 집중력을 보여주는 구름이
'이리 내놔'
사냥에 성공한 신구름 (늠름)
사냥 후 루틴: 본인의 사냥한 사냥감을 들고 집안 곳곳을 행차한다. 먼저 밥통에 들린다.
물 앞으로도 간다. 사냥감을 확실히 물에담가 숨을 끊어놓으려는 걸로 보아 이 녀석은 실력 좋은 헌터가 맞다.
작은 방에도 한번 방문해준다.
마무리는 침대로 결정했다. 침대에서 사냥성공의 기쁨을 즐긴다. (주황 땅콩)
집사가 근처에 와도 한 손으론 꾹 사냥감을 놓지 않는 신구름
고된 사냥 후 휴식을 취하는 모습
다시 낮잠 타임ㅎ

오후 6시 집사의 퇴근과 함께 구름이의 외출

구름이는 독특하게도 켄넬을 정말 좋아하고 켄넬에 들어가는데 거리낌이 없다. 그래서 구름이와의 외출은 집사들에게 난이도 제로. 오늘은 친구에게 초대를 받아 저녁을 먹는 날이고 친구가 구름이를 너무 좋아해서 구름이도 그 친구네 집 구경도 할겸 같이 외출을 했다.

표정이 뭔가 억울해 보이지만 그저 평온한 모습이다.

자기 집마냥 익숙한 켄넬속의 구름이

첫 방문은 역시 쇼파밑으로 들어가는 구름이
어수선한 집에서 지내던 고양이가 깔끔한 집을 보고 놀라는 모습
집사 친구 집에있는 다람쥐 인형과 어색하게 한 컷
낯선집이지만 사진찍어주는 포즈는 모델 뺨치는 구름이 (마징가 귀)
낯선 곳, 그러나 익숙한 사료
이건 못 참지
밥도 먹었으니 소파밑에서 좀 휴식
결국 소파밑에서 꺼내져서 잡혔다.

오후 9시 집으로 귀가

모든 일정을 끝마치고 집으로 귀가한 오늘의 주인공 신구름
피곤하다 냥!
이제 잠을 잔다. 구름이의 하루 끝!

쿠키 짤

본인의 블로그 출연소식에 굉장히 관심이 많은 구름이. '어이 자막 똑바로 달라고 좀 재밌게'
2 thoughts on “[털뭉치동생] 구름이의 하루”

Comments are clo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