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에는 유난히 자기 멋대로고 건방진 구성원이 하나 있다. 그 뻔뻔한 얼굴을 초상권 없이 여기에 맘대로 공유하겠다. 바로 우리의 마음을 빼앗아버린..요녀석이다.

  • 이름: 신구름 (Gurumi Shin)
  • 성별: 남자 (였었음ㅠ)
  • 생년월일: 2022-07-28
  • 종: 브라운 태비 (Brown Tabby, 고등어)
  • 몸무게: 10 lb (4.5 kg)
  • 특징: 항상 배고픔, 집사만 보면 밥달라고 함, 물을 싫어함, 기가 쎔, 말이 많음, 삼겹살 좋아함, 우유 요거트 및 유제품 아주 좋아함, 제육볶음 좋아함, 개인기 두 개 있음 (손, 하이파이브 – 한쥐의 끈질긴 트레이닝으로 교육 성공), 건강함, 스트릿출신, 빗질 싫어함, 핑크 코

저 뻔뻔하기 그지없는 얼굴표정으로 사람의 음식도 탐내고, 사람의 침대마저 뺏어버리는 고양이다. 고양이 사진 한 장만 올리면 블로그 포스팅 무슨무슨 법에 걸려서 어떻게 어떻게 된다고 하니 몇 장 더 올려보겠다. 좀 더 많은 사진을 보고 싶다면 

Instagram: thisisgurumi 

https://www.instagram.com/thisisgurumi/

너무 동글동글한 우리집 귀요미의 얼굴
요녀석 실컷 뛰어놀면 핑크코가 되어버린다ㅋㅋㅋ
젤리의 색 조합이 섞여있는게 꽤 신기
한쥐의 퍼 자켓 위에서 꿀잠 (같은 털이라 편한가..?)
침대에서 꿀잠
한쥐가 전기장판을 트는데 요즘 자주 올라온다.

대학원생이 어쩌다 고양이를 집 안에 들이게 됐는지 그 과정에 대해서 한번 자세히 써보겠다. 미국의 고양이 입양 과정과 실제 입양 후 어떤 비용이 드는지에 대해서도 적을건데 글이 꽤 길어질 것 같아서 시리즈 물이 될 예정이다. 

갑자기 왠 고양이?

나는 우리누나가 고양이를 키워본 적이 있어서 고양이에 대해서 어느정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예비 신부) 한쥐는 고양이에 대한 지식이 전무했다. 그녀는 심지어 강아쥐파였다. 그런 우리가 어쩌다 고양이 집사가 되었는지!

시작은 아는 형의 부탁에서 시작되었다. 그 형의 고양이를 여름방학 2달동안 맡아달라는 부탁을 받았고 우리는 별 생각 없이 ‘그래 우리가 보고있을게’ 했다. 그 고양이의 이름은 ‘쿠키’다. 쿠키의 사진을 보여주겠다.

앙증맞은 쿠키의 모습
쿠키 ㅠㅠㅠ뾰족 뾰족 저 세모난 귀도 귀엽다
쿠키는 빨래바구니를 좋아했다. 그래서 저 빨래바구니에는 쿠키의 털이 한가득 되어버렸고 우리는 빨래바구니를 새로 샀다..ㅎ
쿠키 나를 너의 전용 사진작가로 고용해줄래? 날 고용해주면 페이는 닭가슴살로 내가 낼게 ㅎㅎ

이 친구는 우리집에 처음 발을 들인 고양이 ‘쿠키’다. 여자아이고 이미 출산의 경험도 있던 3살 추정의 아이였다. 2022년 여름방학 동안 돌봐주던 쿠키를 원래 주인에게 보내고 난 후 우린 깊은 고민에 빠져들게 되었다.

한동안 집에 가면 허전하고 ‘우리만 없어 고양이..🥹🥹’라며 한쥐가 우울해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우리는 ‘고양이를 입양할까?’란 안건을 두고 많은 고민을 했다.

찬성 의견
고양이 입양하자! 50%
너무 귀엽다! 안정감이 든다! 용쥐와 한쥐를 이어주는 기분이다!
반대 의견
입양은 성급하다! 50%
생명을 가볍게 생각하면 안된다. 우리가 동물의 생을 책임질 만큼 정신적으로, 특히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을까? (미국의 정신나간 동물병원 금액) 장기적으로 불편하지 않을까? (아직 여행 다니는걸 좋아하는 20대 막차버스탄 둘)

심사숙고한 결과, 우리는 일단 ‘첫눈에 반할 만한 고양이가 나타나면 입양하고 아니면 하지 말자’ 라는 의견에는 모두 동의하고 그 때부터 고양이 투어를 대략 두 세달 정도 다니기 시작했다(여기서 한쥐의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성격이 나온다). 동네 쉘터는 물론 올랜도, 잭슨빌에 있는 쉘터도 웹사이트를 뒤져가고 방문하며 우리집 고양이 후보자들을 만났다. 그 동안 임시보호도 한 번 하는 둥 운명의 고양이를 찾기위한 여정은 정말 길고 험난했다. 다음은 우리를 스쳐 지나갔던 고양이들의 사진이다.

'회색고양이는 별로' 라는 한쥐의 말에 이 친구를 보여줬지만, 저것도 회색이라고 했다.
한쥐: 등쪽에 털 무늬가 뭔가 좀 아쉬워
이 친구도 한쥐가 고민을 많이 했던 고양이다. 하지만 한쥐는 핑크코 =나의 고양이 라는 생각이 깊게 박혀있어서 결국 이 친구와도 함께하지 못했다.
우리가 잠시 임시보호 (Fostering)했던 밀라(왼쪽) 라노(오른쪽) 형제다. 옆에 밀라노 쿠키 봉지를 보고 지은 이름이다. 현재 좋은 주인 잘 만나서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고 한다.
핑크코가 아니면 안되는 한쥐의 의견에 이 친구를 보러 2시간 운전해서 왔었다. 하지만 결국 한쥐의 마음에 완벽히 들지 않았다. 그리고 이 친구는 나도 조금 아쉬웠던 점이 이미 어느정도 성묘의 모습을 갖추고 있어서 성장하는 모습을 관찰하고 싶은 우리의 소망을 이루지 못할 것 같았다.

이렇게 수많은 고양이를 만나봤지만 한 눈에 꽂히는 고양이를 찾지 못하고 있길 2-3개월째, 우연히 들어간 동네 펫 스마트에서 adoption fair 가 열리고 있는 걸 보게됐고 우린 별 기대없이 들어갔다. 들어가자마자 우리의 눈 (정확히는 나의 눈)을 사로잡은 것이 있었는데!…. 

다음 화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