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이라고 하기엔 좀 지났지만 미국 대통령선거가 끝이났고,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미국의 제 45대에 이어서 제47대 대통령으로 당선이 되었다. 전세계적으로 많은 관심이 집중된 선거였고, 그 만큼 많은 일들이 있었다.
나는 지금 현재 대학원생 (영주권자) 로 지내고 있어서 투표권은 없다. 투표권은 없지만 앞으로 이 미국이란 이 나라에 오래 거주할 예정이기 때문에 대선결과가 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라고는 말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 포스팅은 내 정치적 견해를 논하는 포스팅은 아니고 그저 개표과정에서 본 흥미로운 부분들과 현재 이 미국이란 나라가 어떤 상황인지에 대한 내 개인적인 의견을 정리해 보기 위한 목적의 포스팅이다.
정치적 양극화
어느나라나 정치적으로 양극화 되어있는 부분은 있다. 대한민국도 뭐 ‘호남지역은 진보’, ‘경남지역은 보수’ 등등 각 진영마다 흔히 말하는 ‘텃밭’ 지역이 존재한다. 미국도 당연하다. 알다시피 미국은 선거인단 제도를 채택하고있어서 주별로 승리한 당이 그 주의 선거인단을 독식한다. 내가 있는 플로리다 주는 최근 3개 선거 결과 전부 공화당이 승리한 친 공화당주다. (이번선거에서도 공화당이 승리했다) 한편으론, 캘리포니아, 뉴욕같은 주는 전통적으로 민주당 강세 지역이다. 그런데 내가 말하고자하는 양극화는 그런 양극화가 아니다.
내가 학교에서 겪은 분위기는 달랐다. 주변의 미국인 동료들과 정치적 얘기는 한번도 해본적이 없어서 모르겠지만, 학교에 선거포스터 혹은 팻말같은게 있을 때는 언제나 민주당의 선거운동 캠페인이었다. 그 어떤 곳에서도 트럼프를 지지하는 사람 혹은 포스터를 본 적이 없다. 이런 주변의 분위기를 보고, ‘이번엔 플로리다에서 민주당이 승리를 할 수도 있으려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개표결과는 역시나 공화당의 승리였다. 인터넷 대선 결과를 보여주는 곳에서 재밌는 것을 발견했는데, 각 주 안에서 카운티별로 개표결과를 알 수 있게 해주었다. 카운티는 주 다음의 행정구역으로 한국으로 치면 각 시 안에 구별로 대선 결과를 알수있는 것이다.

대선 결과를 보면 전반적으로 빨간 것을 알 수 있다. 민주당이 파란색 계열, 공화당이 빨간색 계열이다. 빨간색이 난무한 지역에 중간중간 파란곳이 존재한다. 바로 내가 사는 곳 Alachua County다. 우리 카운티의 대부분 인구는 게인즈빌에 사는 사람들이고 게인즈빌 인구의 대부분은 학교에서 일하는 학생, 교수 혹은 대학병원에서 일하는 의사, 간호사들이다. 저 북쪽의 파란 Tallahassee쪽도 인구의 대부분이 Florida State University 종사자 혹은 주정부에서 일하는 공무원들이다. 뭔가 교육수준이 높은 사람들이 많은 지역은 민주당 파란계열이거나 혹은 공화당쪽이어도 좀 색깔이 옅을 빨강이고, 플로리다 내에서도 좀 시골 지역은 정말 색이 짙은 빨강인걸 알 수 있다.
다른 주도 한번 보자.

공화당의 텃밭 오브 텃밭이라고 여겨지는 텍사스지역이다. 텍사스 지역의 주요 경제적 도시 트라이앵글이라고 불리는 세 지역(휴스턴, 달라스, 오스틴-샌안토니오) 모두 민주당이 승리했다. 이 지역들 역시 유명한 대학들이 있고 (UT austin, Rice) 소득수준이 높은 곳이다. 그 외의 지역은 정말이지도 새빨갛다.



최대 경합주라고 불리던 지역들 모두 공화당이 승리했는데 그 안에서도 지역의 플래그쉽 대학교가 있는 지역들 (매디슨, 앤아버, 필라델피아)은 모두 파란색으로 민주당이 승리했다. 이쯤되니 민주당의 텃밭 지역이라고 하는 캘리포니아, 뉴욕지역도 궁금해졌다. 그쪽은 완전 새파랗고 군데군데 빨간색이 있을까?


우리가 흔히 아는 캘리포니아의 유명한 도시들 모두 다 해안가쪽에 위치하고있다. 당연히 유명한 대학들, 회사들 전부 다 해안가쪽에 있다. 그 외의 네바다 지역쪽의 내륙지방은 상대적으로 도시화가 덜 된 지역으로 생각보다 공화당 지지가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뉴욕주도 마찬가지로 지도만 보면, 어떻게 민주당이 이겼을까 할정도로 파란지역이 적고 빨간색이 많다. 당연히 많은 인구가 우리가 흔히 말하는 맨하탄 지역에 거주하고 있고 그 지역에서 아주 강한 민주당 우세 경향이 나타나서이긴 하지만 다른 지역에서의 공화당 선전이 매우 인상깊었다.
‘교육수준과 소득수준이 높은 곳 = 민주당’
‘상대적으로 낮은 교육수준과 소득 = 공화당’
‘그러니 민주당이 좋고 공화당이 나쁘다’
이렇게 이분법적인 해석이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어느샌가부터 진보와 보수 두 진영에서 더욱 더 격하게 갈라치기 및 싸움을 하는 것 같고 사람들의 성향도 더 극좌, 극우로 치우치는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최초의 보수, 진보 이 두개의 이념은 이제는 희미해지고 그저 ‘너 힘들지? 내가 너 힘들게 하는애 때려줄게’ 식의 보복전략이 더 잘 먹히는 시대가 된 것 같다. 이런식의 전략이 잘 먹히는 사회가 되었다는 게 참 안타깝고 이런게 민주주의의 한계인가 싶기도 하다. 그러나 이런 전략을 사용하는 진영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기려고 나온게 선거인데, 이 방법을 쓰면 이기는데 사용하지 않는게 더 이상하니까 말이다. 그리고 이런 전략이 통한다는 것은 이미 그 전부터 갈등의 골이 깊어졌고, 어떻게든 정부 혹은 사회가 조치를 취했어야 했는데 그저 방관했기에 이런 결과가 나오지 않았나 싶다.
두 후보의 인간성만 놓고 보자면 정말 민주당이 승리해야 나라가 바로 설 것 같으면서도, 여러가지 정책기조나 다른 부분에 있어서 공화당측에 공감가는 부분도 많아서 난 그냥 구경꾼 느낌으로 지켜봤다. 민주당측에서 선거운동을 참 못한 것 같고, 그 부분을 공화당 측에서 제대로 파고든 것 같았다. 지난번 민주당 정부에 불만이 많았던 유권자들이 정의구현을 외치며 공화당을 지지한 것 같기도 하고, 뭐 분석이야 여러 유튜브 채널 및 뉴스에서 잘 다뤄주니 더 알고싶을 땐 검색해서 보면 될 것 같다. 난 그저 같은 주 내에서도 이렇게 양극화가 나타난다는것이 신기해서 가져왔을 뿐이다. 그리고 이런 양극화는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을 야기하고 결과적으로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비용을 발생시킨다. 그래서 이런 정칮거 양극화는 나라의 발전을 저해할 가능성이 높아서 빨리 이러한 양극화가 해소되었으면 한다.
2기 트럼프 정부 동안에 아마도 나의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터닝포인트 몇가지들이 있을 예정이다. 뭐 정부의 정책기조가 내 결혼에 영향을 주진 않을테지만 졸업과 취업에 있어서 혹시나 영향을 주진 않을까 노심초사하고있긴 하다.
아마 다음 대선부턴 투표권이 있을 것 같다. 정치에 너무 깊게 관심을 가지면 그거 나름대로 내 삶의 좋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 같지만, 유권자로서 최소한의 권리를 현명하게 행사하려면 지금부터 어느정도 관심있게 지켜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