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관리를 하면서 비상금의 여부는 굉장히 중요하다. 비상금 혹은 여유자금 없이 지내면 예상치 못했던 문제가 발생했을 시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자동차 사고가 나서 예상치못한 비용이 발생할 때라던지 혹은 아파서 병원에 가야할 일들을 좀 수월하게 넘길 수 있게 도와주는게 비상금의 역할이다.
사람마다 얼만큼의 비상금을 두느냐에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보통 3-6개월분의 월 지출을 커버할 수 있을 정도가 적절하다고 한다. 보수적인 사람은 1년이라고 말하기도하고, 좀 공격적으로 자산운용을 하는 사람은 1달치의 생활비라고도 한다. 어떤 금액이던지 상관없다. 각자 상황의 맞춰서 적정금액을 준비해두면 된다.
몇천 혹은 몇 만불이나 되는 비상금을 이자 없는 checking account 혹은 말도안되는 이자율을 갖고있는 대형은행의 saving account에 넣고있게 된다면 그 비상금은 시간이 지나면서 인플레이션에 녹게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비상금으로 투자를 한다고 하니 나중에 비상시에 사용하지 못할 가능성이 생길 수 있다.
즉 비상금 운용의 가장 적절한 포인트는 높은 유동성 (Liquidity) + 최대한의 많은 이율이다.
이 포스팅에서는 여러가지 비상금을 운용할 수 있는 방안들에 대해서 내가 알고 있는 방법들을 소개해보겠다.
CD (Certificate of Deposit) 사다리
CD (Certificate of Deposit) 은 우리가 쉽게 생각하면 적금이라고 볼 수 있다. 은행에 계약된 기간 동안 일정 금액을 맡겨놓으면 특정 이자만큼 돌려주는 것을 말한다. 우선 이 CD의 특징을 설명해보자면 이자율이 처음 계약할 때의 이자율로 고정이된다. 이는 장점이 될 수도, 단점이 될 수도 있다. 지난번처럼 미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기에는 처음에 계약한 낮은 이자율로 고정되어있어서 기회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반대로 금리를 인하하는 시기에는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율에 고정을 시켜두고 그 이자를 오래 받을 수 있으니 CD가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CD 사다리는 한국에서 흔히 많이하는 적금 풍차돌리기와 비슷하다. 특정 기간동안 혹은 특정 기간동안 차례대로 CD 만기가 다가오게 설정을 해 두는 것이다. 내가 작년에 했던 CD 사다리로 예를 들어보겠다.
A 은행 이자율: 5.6% 기간 2023-12 ~ 2024-09 (9개월)
B 은행 이자율 5.35% 기간 2024-03 ~ 2025-03 (12개월)
C 은행 이자율 5.16% 기간 2024-03 ~ 2024-12 (9개월)
이런식으로 24년 9월부터 매 3개월마다 만기가 돌아오게 설정을 해두어서 비상금으로서의 유동성도 적당히 지킬 수 있었고, 금리 인하기에 높은 이자율로 한동안 고정시켜서 이자를 받을 수 있었다.
이렇게 CD 사다리를 하는 이유는 CD가 만기가 있는 상품이기 때문이다. 만기가 있는 상품이므로 만기 이전에 계좌를 끄게되면 약속된 이자를 지급받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그러니 만기 이전에 계약을 파기하는 일은 최대한 없게 갖고있는 비상금을 나누어서 CD를 차례차례 가입하면 안정적으로 비상금을 운용할 수 있다.
이 CD 사다리는 금리 인상기에 발생할 수 있는 기회손실을 배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렇지만 역시 만기가 있는 상품이므로 다른 옵션들에 비해 유동성은 좀 떨어지는 편이다.
높은 CD를 주는 은행을 찾고싶다면 google에 Highest CD interest rate 등을 검색하면 여러가지 옵션들을 보여준다. 그중 가장 본인에게 맞고 높은 이자를 제시하는 은행에 CD 계좌를 개설하면 된다.
High Yield Saving Account (HYSA)
미국 은행에서 계좌 (account) 를 만들면 Checking을 만들건지 Checking + Saving 을 만들건지를 보통 물어본다. 솔직히 말해서 난 대형은행의 saving account 가 무슨의미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 대중적으로 많이쓰는 chase 은행의 saving account 이자율을 0.01%다. ㅋㅋㅋㅋㅋ
그냥 saving account 의 이자율은 없다고 생각하면 마음 편하다. 그러나 High Yield Saving Account (HYSA) 의 경우는 다르다. 구글에 High Yield Saving Account 를 검색하면 여러가지 은행들에서 제공하는 옵션들이 나오고 그 중에 본인의 조건과 가장 잘 맞고 유리한 계좌를 선택해서 열면 내 비상금을 잘 운용할 수 있다.
단점으로는 계좌마다 다르긴 하지만 ‘한달동안 인출 몇회 제한’ 이런식의 유동성 제한이 조금 있을 수는 있다. 이 정도의 유동성 제한을 어느정도 감수할 수 있다면 충분히 좋은 옵션의 비상금 운용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만일 이 HYSA 를 활용할 계획이라면 인출제한 규정이 없는 계좌를 잘 찾는게 좋을 것 같다.
Money Market Fund (증권사 계좌)
이전에는 CD로 굴렸던 비상금을 지금은 증권사 계좌안에 넣어서 Money Market Fund (MMF) 에서 굴리고있다. MMF 은 일종의 뮤추얼 펀드로써 이 MMF 에 들어온 금액은 초단기 채권 혹은 CD 같은 곳에 투자된다. 이 부분이 앞서말한 CD 혹은 HYSA 와 다른 점이다.
CD나 HYSA 는 FDIC (Federal Deposit Insurance Corporation, 쉽게 생각하면 예금자보호법) 으로 $250,000 까진 안전하게 보호된다. 그러나 MMF 에 투자한 돈은 말 그대로 ‘투자’ 이므로 FDIC 보호를 받지 못한다.
‘? 그게 뭐냐, 비상금으로 왜 투자를 하냐? 그러다 잃으면 어쩌려고’
하지만 이 MMF 은 아까 말했듯이 굉장히 안전한 초 단기 채권 및 CD등에 투자를 하기 때문에 안전성이 보장된다.
아까 기술했듯이 이 MMF은 증권계좌안에서 구매를 할 수 있게된다. 이 MMF 를 주로 많이하는 사람들은 투자할 때 현금비중을 어느정도 확보하고싶은 사람들이 현금을 그냥 갖고있는 대신 이 MMF에 투자하여 정해진 이자를 받게된다.
이자율 같은 경우엔 아무래도 초단기 국채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으니 기준금리에 영향을 많이 받게된다. Fidelity 의 Government Money Market Fund (SPAXX) 이자율은 4.03% 정도로 현 미국 기준금리 4.25~4.5% (2/22기준) 보다 조금 낮은 수준이다. 기준금리가 인하된다면 이 MMF 이자율 역시 비슷한 정도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자율 측면에선 이 MMF 보다 더 좋은 이자를 주는 CD 혹은 HYSA 가 많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현자 MMF 에 비상금을 넣어두는 이유가 있다. 그 이유는 바로 Bank Bonus 를 더 유용하게 받기 위해서다. Bank Bonus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이전 포스팅을 참고해주면 좋을 것 같다.
Bank bonus 에 대해서 다시 간략하게 얘기해보자면
은행: 우리 은행에다가 1) 계좌오픈하고 2) 일정금액 이상 Direct Deposit 하면 3) 내가 보너스 금액 줄게
여기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바로 Direct Deposit이다. 보통 은행에서 인정하는 Direct Deposit 은 pay check, 세금환급 등 전산적으로 바로 내 통장으로 보내지는 금액을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bank bonus 를 많이 하고싶다고 한들 내 월급에 제한이 있기 때문에 그럴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방법을 찾아냈다. 일부 증권사에서 보내는 Electroni Fund Transfer (EFT) 가 Direct Deposit 으로 잡히는 은행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물론 원칙상 월급이나 세금환급과 같은 것만 DD로 인정되기 때문에 엄연히 말하면 편법이긴 하지만 우리야 뭐 되면 되는 거니까 괜찮다. 미국에서 나 같은 사람들, 혹은 나보다 백배 천배는 더 지독한 사람들이 자주모이는 커뮤니티가 있다. 바로 Doctor of Credit 라는 사이트다. 여기에 보면 어떤 은행의 어떤 증권사 EFT가 DD로 잡히는지 안잡히는지 사람들이 다 본인들의 후기를 올려놓는다. 이곳에서 내가 갖고있는 증권사의 EFT 가 DD로 작동되는 은행의 Bank bonus 오퍼를 노리면 된다.
솔직히 말하면 이 bank bonus 타먹는게 귀찮을 수 있다. 그래서 난 다른 누구한테도 이 방법을 전도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 방법이 갖고있는 현금을 가장 효율높게 굴릴 수 있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평균적으로 $2,000 DD에 $300 보너스라고 해보자. 보통 계좌 유지 기간을 2달 정도라고 가정하면 $2,000의 수익률은 거의 90%에 육박한다. 물론 이렇게는 절대 못하는거 안다. 그렇지만 4% 인지 4.5% 인지 따지는 것보단 훨-씬 많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 미국의 은행은 정말 너무다양하기 때문에 bank bonus 오퍼는 언제나 항상 존재하기 마련이다.
길게 설명했는데 결국 MMF에 돈을 투자해서 1)어느정도의 이자율을 받고 2) 은행의 bank bonus 오퍼가 있을 때마다 꾸준히 활용해준다 가 나의 현재 비상금 운용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이건 나에게 맞는 방법이지 다른 사람에겐 너무 스트레스 받고 피곤한 일이 될 수있다. 그러니 위에 제시한 방법 중 본인에게 제일 편한 방법이 뭔지 생각해보고 그에 맞춰서 비상금을 운용하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