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추수감사절 휴일을 맞이해서 휴스턴에 있는 부모님의 댁에 다녀오기로 했다. 내가있는 곳에서 휴스턴까진 차로 13시간정도 (900 마일, 1440키로미터) 걸리는 곳이다. 지금까지 구름이와 함께 총 두 번 정도 방문했던 곳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항상 자동차로 다녀왔다. 제일 큰 이유는, 비행기를 탄다고 하더라도 우리동네에선 직항으로 가는 비행기가 없고 2시간 정도 떨어진 큰 도시로 가서 직항을 타야했다. 결국 똑같이 운전 해야하는 것도 있고, 거기에다가 대기하고, 비행기로 갈아타고, 비싸고 하는 부분까지 고려한다면 차로가는게 편했다. (+짐 걱정도 없고)

그러나 이번은 달랐다. 엄빠 찬스를 써서 비행기표를 지원받았기 때문에 굳이 차타고 갈필요가 없어졌다. (야호) 그래서 우린 구름이 묘생 첫 비행을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준비했다.

1. 준비물

우선 이동장이다. 원래 우리가 가지고있던 켄넬이 있긴했지만 손으로 들기 불편해서 배낭처럼 맬 수 있는 이동장을 구매하기로 했다. 

구름이의 이동장, Pet Smart 온라인 쇼핑으로 구매했다.

결과적으로 배낭형으로 산건 아주 잘한 것 같다. 기본적으로 어딜가든 건방진 우리 구름이같은 고양이도 사람 바글바글한 공항같은 곳에 오면 긴장을 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우린 배낭을 앞으로 매서 구름이를 눈으로 쉽게 체크하면서 동시에 손은 자유롭게 다른 짐들을 들 수 있었다. 플라스틱의 단단한 형태의 가방도 있는게 그건 비행기탈때는 좀 불편할 것 같다. 왜냐하면 비행기가 이륙할땐 결국 가방을 앞좌석 밑에 넣어야하는데 그때 단단한 플라스틱이면 뭔가 넣기 좀 힘들것 같다.

한쥐는 프로모션 딜을 찾는데 준 프로 이상급이라서 이번 가방 구매에도 아주 혁혁한 공을 세웠다. 라쿠텐에서 좋은 딜을  잘 찾은다음 구매를 진행해서 사실상 거의 무료나 다름없는 가격으로 배낭을 구매했다.

그 다음 우리가 준비한 건 하네스다. 우리가 하네스를 구매한 이유는 딱 하나다. ‘구름이의 탈출방지’ 

‘가방지퍼만 잘 닫으면 어떻게 고양이가 탈출 할 수 있지?’ 라고 생각 할 수 있다. 하지만 비행기 타는 과정을 잘 생각해보면 고양이가 탈출할 수 있는 순간이 있다. 바로 보안검색대 통과다.

체크인 후 입국장으로 들어갈 때 필시 짐 검사를 하게된다. 그때 고양이는 가방에서 나와서 인간과 함께 통과해야 한다. 평소 우리가 구름이를 안으면 갓 잡힌 싱싱한 참다랑어의 움직임을 보여주는 구름이였기에 우리는 걱정이 많았다. 만약 보안검색대 앞에서 구름이를 놓치면 그 큰 공항에서 구름이는 날뛰게 될테고 우리가 잡기는 매우 어려울 것 같았다. 그래서 하네스를 구매하기로 결정했다. 긴 끈이 달려있으면 만약 우리가 놓친다 하더라도 끈만 잡으면 되기 때문에 한시름 걱정을 놓을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꿀벌모양 하네스, 아마존에서 구매했다

 

보기만해도 너무 귀여운 저 꿀벌모양의 하네스는 결과적으로 쓸모가 없었다. 저것의 용도는 오직 귀여움 하나, 그것이 전부였다. 공항 들어갈때부터 마사지건 마냥 떨던 구름이는 보안검색대 앞에서 이동장에서 꺼내지자 한쥐의 품안에서 얼어버렸다. 나도 핸드폰을 넣어놓은 상태라 사진을 찍지 못한게 아쉬웠다. 잔뜩 겁을 먹은채 얼어붙어있어서 탈출은 커녕 가방에 넣어주려고하자 재빨리 들어가버렸다.

혹시나 펫과 함께 비행을 하려고 하는 사람이라면 제일 중요한게 펫의 사이즈다. 고양이 혹은 조그만 개는 pet in cabin 으로 사람과 함께 같이 탈 수 있지만 (돈만 내면ㅎ) 큰 개는 Cargo 에 들어가거나 하는 문제가 있다. 정확하게는 펫의 사이즈가 정해져있는건 아니지만, 펫 캐리어의 사이즈가 정해져있다. Pet in cabin 비용은 대략 편도에 100불정도 들었다. (왕복 200불)

결과적으로 비행은 성공적이었고, 구름이도 갈때 보단 돌아올때 조금 더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다음은 구름이의 묘생 첫 비행의 순간을 담은 사진들이다. (정신없어서 사진을 많이 못 찍었다, 프로블로거 되기는 글른것 같다.)

이동장 적응기, 사실 적응이라고 할것도 없이 배송오자마자 바로 자기집마냥 즐겼다.
하네스 착샷, 고양이는 액체설이 다시한번 옳음을 느꼈던 부분, 사이즈를 아무리 줄여도 계속 착용이 가능하고 또 벗겨버릴 수 있었다.
올랜도 공항 가는길, '집사들한테 뭔가 속은 기분이다'
오랜만에 타는 차 구경
공항에 도착, 코가 핑크가 되다못해 불타는 고구마가 되었다. '분명히 이 집사들에게 속은게 분명하다'
발 밑에 고양이 있어요. 뭔가 기분이 안 좋아 보인다.
하지만 휴스턴 집은 굿
악어인지 고양이인지 헷갈릴 정도의 큰 하품 한번 때려주고
이미 화분을 다운시켜버린 후 (사진 왼쪽 위) 거실 한 가운데를 점령한 구름
구름 +꽃
커다란 냉장고도 바로 점령
다시 집으로 가는 길,,,이번엔 코가 덜 핑크가 된 것 같다.
두 번째라고 확실히 여유로운 표정과 특유의 건방짐을 발산하는 중
며칠 새 살이 쪘나...
비행기니까 참는다

이렇게 한번 다녀오고 나니, 구름이와의 모험의 경계가 더 넓어진 기분이다. 앞으로도 자주(?)는 아니지만 구름이와 좋은 곳 여행을 가는 날이 많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