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가을학기 첫 TA 시작 ]
나는 지금은 석사에서 박사과정으로 전환해서 교수님의 펀딩으로 Graduate Research Assistant (GA)로 일하고 있지만 3년 전 (2021년, 미국 환율 1080원 시절)에는 펀딩 없이 내 돈으로 (아빠의 등록금 지원 + 내가 모아둔 미국에서의 생활금) 미국 유학을 시작했었다. 미국에서의 석사 2년간의 생활을 목표로 아르바이트 및 투자를 통해 열심히 돈을 모았다. 2년을 기준으로 대략적인 예산을 잡았지만 추가적으로 들어가는 금액이 얼마가 될지 모르는 상황이기에 Teaching Assistant (TA) 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그렇지만 미국에서 석사 유학생이 TA를 구하는건 쉽지 않다고 들었기 때문에 꼼꼼히 알아봐야 했고, 이 포스팅을 통해서 내가 어떻게 TA 포지션을 얻으면서 학비와 생활비 지원을 받았는지 그 과정을 소개해보겠다.
2021 년 가을학기 시작
미국에서 숨만 쉬기 시작했는데 돈이 나갔다.. 나는 파워 J로 한국에서 E-Usim을 통해 미리 미국 번호를 개통하기 위해 MINT 통신사를 사용했는데 1년치 요금 결제가 더 저렴했기에 $240불 한 번에 결제했다. 이런 작지만 큰 금액들과 사소하지만 사소하지 않은 여러가지들 (운전면허증 발급, 친구들과 외식, 근교 나들이) 그리고 초기 정착 금액으로 구입한 생활 필수 물건들 (한국보다 두 배 정도 비싼 한국의 간장, 참기름 및 식재료들 + 침대, 침구류, 식기류 등등) 때문에 은행 계좌에서 출금기록만 찍히는 것이 아주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이러다 나 곧 파산하는건 아닐까 ಥ_ಥ 생각도 했었다ㅠㅠ 아마 대부분의 유학생들이 부모님의 지원을 어느정도 받지만 나는 부모님께 SOS 요청은 최대한 피하고 싶었기 때문에 걱정이 많았다. 학교내에서 제공해주는 part time job도 있었지만 우리 학교의 TA 규정은 전체 학비 보조 및 생활비 지급 이라는 파격적인 경제적 장점이 있었기 때문에 TA를 우선순위로 수강신청을 하게되었다.
당시 소속 연구실이 없고 심지어 연구경험 제로상태의 유목민이던 나의 TA를 얻기 위한 나의 방법들은 이렇다.
- 주위 소문으로 TA가 꼭 필요한 수업 검색
- 위의 수업에서 작년 강의계획서를 검색하며 정해진 TA가 석사생인지 그 수업의 담당교수님의 박사과정생 학생인지 알아보기
만약 내가 관심있는 연구실이 있다면, 그 교수님의 랩실에서 일한 뒤 교수님께 펀딩을 받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석사생에게 과연..? 그것도 외국인 석사생에게 펀딩을 주는 교수님은 희박하지 않을까..?
하지만 여러분 !! 모든 공대생들에게는 실험 수업이 있지 않나요..!! 실험 수업을 찾는겁니다!!!
나는 미국 첫 석사 가을학기 수업으로 반도체 실험 수업을 수강했다. 이 수업은 TA가 무려 넷이나 있었고 전해 들은 바로는 수업을 수강했던 학생이 다음학기 TA의 유력한 후보자가 될 수 있다기에 이 수업은 나에게 필수, 아니 운명이었다. 학부 때 (전자공학) 빵판이라고 불리는 판에 빨주노초 무지개색 신호선 연결하고 오실로스코프로 전압 넣어서 LED 작동시키고 노래 작동시키면서 신기해했던 나에게 반도체 수업은 따라가기 벅찼다. 반도체 공정 순서도 다 잊고 지냈던.. 백지 상태의 나는 주말동안 예비 실험보고서 작성해서 (Chat gpt가 없어서 구글과 24시간 붙어지냄) 어찌저찌 제출하고 실험 시간에는 < ㅇㅅㅇ..? 뀨? 실리콘 웨이퍼 손으로 잡음 안돼? > 속으로 망언을 하며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트위저를 사용해!! 첫 실리콘 웨이퍼를 잡고 TA의 지시 및 도움에 힘 입어 (사실 내 업무는 웨이퍼 잡기. TA의 참여도가 80%) 학기를 무사히 보냈다.
2022년 봄학기
이야기는 2022년 1월의 봄학기로 간다. 석사를 졸업하기 위해 필수로 이수해야하는 학점이 있기 때문에 나는 TA 신청은 뒤로하고 또 다른 수업 3개 (9학점)을 들으며 수업의 늪으로 들어갔다.
2022년 여름학기
결전의 학기다. 가을학기 TA를 신청하기 위해 여름학기 부터 교수님께 연락드렸다. 그리고 운 좋게 교수님의 연구분야에 관심이 있어서 랩실에 관광객1 로 들어가게 되었다. 나는 아무런 펀딩도 받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맡은 역할이 없었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열심히 구경하는 것..?! 우리 연구실은 격주로 박사 학생들이 자신의 연구분야에 대해 발표를 하는 세미나형 그룹 미팅이었다. 저 때 연구실 박사선배들이 대부분 research proposal 발표 시험을 준비하던 시기였기 때문에 온갖 전문 용어와 실험 결과물이 가득한 발표를 이해하는것은 쉽지 않았다.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 라는 말이 있다. 일단 두드려보기 위해 나도 이 랩에 속하기 위해 한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사실 교수님과 2년차 박사 선배 그리고 졸업을 압둔 석사생의 미팅을 관찰하며 교수님이 나에게 무언가 질문 하시지 않을까 조마조마 하며 참여했다. 두 번째 미팅에서 교수님이 나에게 Any question? 물어보셨고 당시에 당황하며 오늘은 없다고 다음에 질문하겠다고 대답한 기억이 난다. 연구실마다, 또 사람마다 다르지만 내가 경험한 미국 연구실은 내 연구를 내가 찾고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교수님과 적극적으로 토론하는 것이다. 세 번째 미팅에서부터 적어도 업데이트? 내가 뭘 하고 있는지에 대한 ppt 슬라이드를 하나씩 꼭 준비하려고 노력했다.
이렇게 여름학기부터 나의 연구가 시작되었고 펀딩에 대한 절차를 밟았다.
TA를 하게되며 경험한 고충 그리고 더 자세한 한국인 석사생의 미국TA경험기는 2탄에서 계속.
너무 재밌어요ㅋㅋㅋ
일기 훔쳐보는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