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학년 9월부터 내 박사과정 첫 학기가 시작 될 예정이었다. 가을학기가 시작되기 전 나는 주말에 드라이브겸 근교 여행을 가기로 결정했다. 목적지는 마이애미. 무려 5시간, 330마일되는 거리였지만 미국내에선 이정도거리는 다들 쉽게쉽게 운전해서 다닌다고 하더라. 여행간 김에 빠질 수 없는 MLB 도장깨기. 마이애미 말린스 경기를 직관 하고 왔다.

탬파베이는 가오리였다면 마이애미는 청새치다. 플로리다 -> 바다 -> 물고기로 가는 직선적인 사고방식이다. 마이애미 말린스는 MLB 내셔널리그 동부지구에 속해있는 구단이다. 역대 최고성적은 월드시리즈 우승 2회 (1997. 2003) 이지만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우승경험은 없다. (저 월드시리즈 우승 모두 와일드카드로 진출) 3년전 기록을 보기위해서 핸드폰 앨범을 열었는데 너무 사진을 많이 안찍어놔서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최대한 기억을 되새김질 해서 리뷰를 해보겠다. (맘에 안들면 나중에 다시 방문해보겠다)
- 주차장
이 부분은 정말 확실하게 기억에 남는다. 대부분 야구경기장은 도시에 있다. 마이애미도 정말 큰 도시고 인구밀도도 매우 높다. 하지만 이전에 경험해본 경기장은 탬파베이가 전부이기도 하니 주차장이 있을거라 기대하고 이번에도 차를 가지고 야구장으로 갔다.(굉장히 큰 실수였다)

지도에서 보면 알겠지만 위치가 다운타운과는 좀 떨어져 있다. 뭔가 휑한곳에 떡 하니 경기장 하나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말린스 파크 경기장을 방문할 계획이 있는 사람은 왠만하면 우버를 타고 가는게 좋을 것 같다. 경기장에 할당된 주차장이 없고, 다 사적으로 운영되는 주차장에 차를 주차해야 한다. 나 같은 경우엔 굉장히 특이한 곳에 주차를 했는데, 그 근처 사는 사람의 집 앞마당에 주차했다.
주차할 곳이 없어서 경기장 근처를 뺑뺑 돌고 있을 때, 어떤 한 아줌마가 손짓으로 자기 집 앞을 가르켰다. 그 앞에 보니 나무 팻말로 $30 이라고 적혀있었고 차들이 몇 대 주차가 되어있었다. 느낌상 좀 더 돌면 더 싼 곳이 나올것도 같았지만, 너무 지친 상태였고 그냥 빨리 경기장 안으로 들어가고 싶어서 그냥 그 제안에 응했다. 그 아주머니는 나에게 주차의 신이 와도 ‘아 이건 좀…’ 할 정도로 옆 차와 붙어달라고 요구를 했다. 결국 몇번을 앞뒤로 왔다갔다 한 후에 그 아주머니에게 합격을 받은 주차를 했고 경기장으로 가볼 수가 있었다.
- 경기장


경기장은 깔끔하고 멋있었다. 2023 WBC 미국과 일본과의 결승전 장소로도 많이 알려져있다. 말린스 파크는 음식점이 많은걸로 유명한데 기대만큼 큰 임팩트를 남기진 않았던 것 같다.



기념품 샵에서 자석도 사고, 목이 너무 말라서 콜라도 한잔 사 마셨다. 이 말린스 파크는 꽤나 시설도 좋았던 걸로 기억이 나고 하지만 인상깊진 않았었는데 그 이유가 좀 약한 팬심? 때문인 것 같다. 주말 경기임에도 사람이 그렇게 많진 않았는데 그나마도 상대팀 (시카고 컵스) 팬들이 훨씬 많았다. 당장 내 옆에 앉으셨던 분들도 다 컵스 팬들이었고 내 주위에 말린스 팬들 보다 컵스 팬들이 더 많았다.
샌디 알칸타라를 보지 못한건 좀 아쉽지만 저 날 경기를 이겼기에 만족했다.
- 경기가 끝난 후
사실 이번 포스팅 하기 위해서 다시 기억을 되새길 때 경기장에 대한 생각이 크지 않았던 이유가 바로 주차장에 너무 큰 임팩트가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위에 기술하였지만 난 주차를 누군가의 집 앞에다 했고 굉장히 촘촘한 간격으로 주차했다. 그 말인 즉슨 내 다음사람도 내 차 옆에 가까이 붙여서 주차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심지어 중간쯤 부터 엄청난 천둥소리가 들리면서 폭우가 쏟아졌다. 그때부터 내 신경은 오로지 밖에있는 내 차와 호텔로 오늘 무사히 돌아갈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사람이 많진 않았지만 그래도 이 사람들이 다 우르르 나가서 본인의 차를 가지고 돌아가면 엄청난 정체가 예상되고 심지어 비도 무지막지하게 쏟아졌다. 그래서 경기 마지막 9회 초 때는 사실상 나가면서 소리로 경기결과를 파악했다.

그 아주머니는 정말 좁디좁은 본인의 집 앞마당에 기여코 10대가 넘는 차를 주차 시켰고 옆차와의 간격이 너무 좁아 내 옷으로 내 차와 옆차를 닦아주며 겨우 차를 탈 수 있었고 그 곳에서 힘들게 빠져나갔다. 마이애미는 큰 도시이긴 하지만 군데군데 도로 포장상태가 매우 안좋은 곳도 많아서 물 웅덩이도 많았다. 그 중에는 왠만한 호수를 능가하는 깊이의 물 웅덩이도 있어서 차가 거진 침수차가 될 뻔한 위기를 몇번 겨우 넘기고서야 호텔로 돌아 갈 수 있었다.
- 마무리
워낙 경기 후 임팩트가 강해서 경기장에 대한 기억은 많이 남아있지 않는데, WBC 결승전이 열릴정도의 시설을 갖추고 있는 멋진 구장이다. 구단의 인기가 높지 않은게 좀 아쉽지만 꾸준한 성적을 내고 있으니 얼른 인기가 높아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