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나처럼 플로리다 대학교에 유학중인 학생이라면 주변 한국에 있는 친구들에게서 종종

‘야 마이애미에서 총기난사 사고났다는데 괜찮아?’

‘지금 마이애미에 코로나 신규 환자 몇 만명씩 늘고 있다는데 어때?’

이런 류의 걱정과 질문을 받아봤을 것이다. 

이건 마치 제주도에 비 많이오는데 서울에 있는 넌 괜찮냐고 묻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내가있는 곳에서 마이애미까지의 거리는 대략 350 마일 (560km)다. 그러나 미국에 대해서 잘 모르는 어른이 미국 어디에 있냐고 물어보면 그냥 ‘마이애미 근처에요’ 라고 말해버리게 된다. 그만큼 내가 있는 지역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만 묘하게 정이 가는 도시 마이애미. 오늘의 NBA 구장투어 2편 Miami Heat – Kaseya Center 리뷰를 시작해보겠다.  

한국인들에겐 ‘우리엄마’라는 별명으로도 불리는 마이애미에는 Heat라는 이름의 NBA 팀이 있다. 르브론 제임스가 2010년 자신의 재능을 가지고 간 사우스비치의 그 팀이기도 하다. 

처음 미국에 온 2021년도에 NBA에 관심을 갖게되었고 플로리다 지역 연고팀을 찾아보게 되었다. 올랜도와 마이애미가 있었는데 그 당시 올랜도는 탱킹모드에 돌입해 있어서 나의 애정은 마이애미쪽에 더 강하게 치우쳐 있었다. 마침 그 다음해 플레이오프에서 지미 버틀러의 낭만 터지는 농구를 봤고 언젠가 저기에 가서 저 사람을 꼭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팀 로고, 히트의 이름 답게 농구공이 불타면서 림을 통과하고 있다.

왕복 10시간 (차 막히면 + n시간) 이기 때문에 호텔을 하루 잡고 1박 2일 일정으로 다녀오기로 했다. 운전하면서 도로가 넓어지고, 난폭한 운전자들이 스멀스멀 등장할 때쯤 내가 마이애미에 왔음을 느낄 수 있었다. (like 난폭운전 다이소) 매서운 칼치기, 까먹을 때쯤 등장하는 교통사고가 난 흔적들이 날 환영해줬다.

히트의 홈경기장 카세야 센터는 마이애미 베이사이드 지역에 있다. 차를 가지고 이런 대도시 다운타운에 갈 때는 항상 주차장이 신경쓰이기 마련인데 저 지역 근처에는 공영주차장이 꽤 많은편이다. 내가 주차한 곳은 College Station Parking Garage로 꽤나 가격이 합리적인 곳이다. 경기장 및 호텔과도 너무 멀지 않아서 아주 만족스러웠다.

꽤 합리적인 가격이다.
주차장 입구

호텔은 경기장 바로 앞에 있는 CitizenM Miami World Center란 곳을 예약했다. 정말 경기장이랑 너무 가까웠다.

호텔 입구, 이렇게 보니 화질이 너무 안좋긴 하네...
체크인은 저 기계로 셀프로 하면 된다.
뭔가 마이애미 느낌있는 호텔 로비
방 내부 모습, 방이 아주 작긴하지만 어차피 잠만 잘거라서 나에겐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주차장, 호텔 및 경기장의 위치들이다. 주차장에서 호텔까진 걸어서 대략 10분, 호텔과 경기장은 길 하나 건너면 끝이었다. 나쁘지 않은 조합이니 혹시 경기 직관을 계획중인 사람이라면 고려해봐도 좋을 것 같다.
경기장 외부모습
경기장 외부모습 2
경기장 입구

경기장 사진을 찍고 입장하려고 하는데 옆에 입장줄이 아닌 곳에 엄청난 줄이 있는 것을 보았다. 이건 뭐지 하고 줄의 앞쪽으로 가서 무슨줄을 기다리는건가 하고 봤더니 헉! 드웨인 웨이드 동상 공개기념 행사를 위해 드웨인 웨이드가 사진을 찍어주고 있었다!!

참고로 드웨인 웨이드는 마이애미에서 뛰었던 프랜차이즈 스타로 히트의 최초 우승의 큰 공헌을 했고 르브론 제임스가 온 이후에 크리스 보쉬와 함께 빅3를 구축한 이후 2회 우승을 더 해서 프랜차이즈가 역대까지 경험한 모든 우승에 다 공헌한 선수다. 

자신의 동상앞에서 포즈를 취해주는 웨이드. 웨이드의 시그니처 포즈긴 하지만 솔직히 너무 못만들긴 했다.

전혀 계획하지 않았는데 이런 진귀한 구경을 할 수 있어서 정말 운이 좋았다. 처음 저 동상을 봤을 때도 뭔가 좀 잘 만든건가 의심이 들었는데 역시나 대중들의 반응도 아주 비판적이었다.

웨이드의 뒷 모습
가게 안 스토어. 로고가 참 이쁘다
내부지도. 먹을 것들 위치를 알아두면 좋을 것 같다. 근데 솔직히 너무 비쌈ㅠ
경기 시작 전 모습

상대팀은 디트로이트 피스톤즈. 시즌 초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긴 하지만 간판스타 커닝햄은 건재했다. 경기 관람도 식후경이라고, 게임 시작전 먹을 것 좀 사오기로 했다.

사진이 엉망이긴 한데, 치킨텐더 세 조각과 감튀 그리고 제로콜라를 시켰다. 근데 치킨텐더는 너무 질겼고, 감튀는 너무 두껍고, 음료는 심지어 내가 주문한 음료가 아니였다. 그치만...이미 자리에 앉았으니 그냥 다 먹었다ㅎㅎ
몸을 푸는 선수들의 모습

지미 버틀러, 뱀 아데바요, 타일러 히로등 티비로 열심히 응원했었던 선수들이 내 눈앞 (비록 겁나 멀리있지만) 에서 농구를 하고있다는 게 신기했다. 예전에 마이애미 야구를 봤을 때는 홈팬 보다 원정팀 팬들이 더 많아서 살짝 흥이 안났는데 히트는 팬들의 열정이 정말 대단했다. 정말 재미있었고, 유니폼이라도 사서 응원해야하나 싶었지만 가격표를 보고 이성을 되찾았다.

경기 결과는 106대 98 마이애미 승리 였다.

내가 직관갔을 때 홈팀이 이기는 것 만큼 재밌는 건 없는 것 같다. 중간 3쿼터쯤 큰 점수차로 이기던 마이애미를 디트로이트가 매섭게 쫓아가는 심장 쫄깃한 순간도 있었지만 승리를 빼앗기진 않았다.

경기 후, 다시 무지막지한 인파를 뚫고 호텔로 돌아갔다. 뜨거운 응원 열기를 느낄 수 있었던 구장 카세야 센터였다.